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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랜드> 꿈과 사랑, 현실의 온도를 말하다.

by rednoodle02 2025. 6. 28.

 

2016년 전 세계적인 흥행과 찬사를 받은 『라라랜드(La La Land)』는 단순한 뮤지컬 영화가 아니다. 이 작품은 꿈을 향해 달리는 두 남녀가 사랑과 인생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하고, 그 선택이 남긴 감정의 여운이 얼마나 깊을 수 있는지를 말한다. 아름다운 색감과 음악, 연출로 포장된 이 영화의 진짜 메시지는 결코 달콤하지 않다. 오히려 '사랑은 늘 함께하지 못한다'는 현실, 그리고 때때로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길을 택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선택에 대해 이야기한다. 영화는 감정을 포장하지 않고, 그저 아름답게 재현한다. 라라랜드는 관객에게 묻는다. 당신은 사랑을 위해 꿈을 포기할 수 있는가? 아니면 꿈을 위해 사랑을 놓아줄 수 있는가? 이 질문은 영화가 끝난 뒤에도 오랫동안 여운으로 남는다.

 

 

영화 라라랜드 관련 사진

 

시작은 꿈, 끝은 현실 – 사랑의 현실성

『라라랜드』는 전형적인 뮤지컬 형식을 따르지만, 그 결말은 매우 비현실적일 만큼 현실적이다. 미아(엠마 스톤)와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은 각각 배우와 재즈 뮤지션이라는 꿈을 가진 이들로, 할리우드라는 도시에서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진다. 이들의 시작은 음악처럼, 꿈처럼 매혹적이다.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고, 가장 빛나는 시기에 함께하며 서로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존재가 된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낭만적이지 않다. 각자의 커리어와 방향성은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하고, 선택의 기로에서 그들은 결국 ‘함께’보다는 ‘각자’를 선택한다. 이 장면은 이상적인 사랑을 기대했던 관객에게 충격이 될 수 있지만, 바로 그 순간 이 영화는 ‘진짜 어른의 이야기’로 변모한다. 라라랜드는 말한다. 사랑은 모든 것을 이기지 못할 수도 있으며, 때로는 사랑하기 때문에 떠나야 할 수도 있다고. 이 영화는 낭만을 말하면서도, 사랑이 반드시 함께하는 걸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조용히 알려준다.

 

꿈의 대가, 그리고 남겨진 감정의 여운

미아와 세바스찬은 꿈을 이룬다. 미아는 유명 배우가 되고, 세바스찬은 자신의 이름을 건 재즈 클럽을 운영한다. 그들의 꿈은 모두 현실이 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그들은 서로를 놓쳤다. 그리고 몇 년 후, 둘은 우연히 다시 마주친다. 바로 이 장면에서 영화는 관객에게 최고의 감정선을 선사한다. 세바스찬의 피아노 연주가 시작되고, 스크린에는 ‘함께였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 속의 이야기, 즉 ‘평행 세계’가 펼쳐진다. 그 상상은 너무도 완벽하고 아름다워, 관객마저 ‘이게 진짜였으면’ 하고 바랄 정도다. 하지만 결국 우리는 현실로 돌아온다. 미아는 다른 남자와 결혼해 아이를 낳았고, 세바스찬은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연주를 이어간다. 서로의 인생은 교차하지 않지만, 잠시 마주 본 눈빛에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감정이 흐른다. ‘사랑했다’는 감정, ‘함께하지 못했지만 후회하지 않는다’는 태도, ‘지금도 여전히 그리움으로 남아 있다’는 여운. 라라랜드는 이 모든 것을 몇 초간의 눈빛으로 표현하며, 영화 전체를 아우르는 감정의 파노라마를 만들어낸다.

 

뮤지컬이 아닌 감정의 연주 – 색과 음악의 내면화

『라라랜드』는 시각적으로도 매우 인상적인 영화다. 색감, 조명, 미장센이 감정을 시각화하는 데 크게 기여한다. 세바스찬과 미아가 춤추는 장면, 밤하늘 아래 별빛 아래서 나누는 대화, 꿈속처럼 꾸며진 무대 장면 등은 모두 감정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그리고 음악은 이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이다. ‘City of Stars’, ‘Audition(더 풀)’과 같은 곡들은 단지 삽입곡이 아니라 감정의 해설자다. 특히 미아가 오디션 장면에서 부르는 ‘Audition’은 그녀의 과거, 현재, 미래를 하나의 노래로 압축해낸다. "Here’s to the ones who dream, foolish as they may seem..." 이 한 줄의 가사는 미아와 세바스찬,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는 모든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다. 영화 속 음악은 단지 아름다운 멜로디가 아니다. 그것은 두 사람의 감정선이며, 선택의 과정이고, 우리가 모두 겪는 현실과 이상 사이의 간극이다. 『라라랜드』는 뮤지컬 영화의 외형을 빌려, 감정의 서사와 인간의 내면을 깊이 있게 풀어낸 감성 드라마에 가깝다.

 

결론 - 라라랜드, 완벽하지 않아서 더 오래 남는 이야기

많은 영화가 해피엔딩을 추구한다. 혹은 비극적인 결말로 감정을 자극한다. 그러나 『라라랜드』는 그 어느 쪽도 택하지 않는다. 그것은 사랑했고, 이해했고, 놓아준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래서 더 현실적이고, 그래서 더 아프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는 오래 남는다. 사랑은 완벽할 수 없고, 인생은 언제나 선택의 연속이며, 그 선택이 항상 옳거나 틀리다고 말할 수는 없다. 『라라랜드』는 그 모호함을 포착해, 가장 아름다운 형태로 스크린에 담아냈다. 이 영화는 “우리는 결국 각자의 길을 갔지만, 그 시간은 진심이었다”는 말을 건넨다. 그 말 한 마디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얼마나 중요한 위로가 되는지를 우리는 영화를 통해 느끼게 된다. 라라랜드는 결국 ‘꿈을 향한 사랑’, 그리고 ‘사랑을 위한 포기’ 사이에서 가장 인간적인 온도를 보여준 작품이다. 그 온도는 결코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지만, 오래도록 잊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