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은 1967년에 개봉한 마이크 니콜스 감독의 대표작으로, 미국 영화사의 한 획을 그은 작품이다. 이 영화는 대학 졸업을 막 끝낸 주인공 벤자민의 불안과 방황, 그리고 사랑과 욕망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담았다. 특히 연상의 여성 로빈슨 부인과의 관계, 그리고 그녀의 딸 일레인과의 사랑은 세대를 초월해 관객에게 큰 울림을 준다. 더스틴 호프만의 청춘을 상징하는 연기는 1960년대 미국 젊은 세대의 정체성과 혼란을 대변했으며, 영화 음악으로 삽입된 사이먼 앤 가펑클의 OST는 영화와 완벽히 어우러져 지금까지도 회자된다. <졸업>은 단순한 로맨스 영화가 아니라, 인생의 전환점에 선 청춘의 혼란과 자아 찾기를 세련된 연출로 풀어낸 세기의 걸작이다.

벤자민의 혼란과 불안
영화의 주인공 벤자민은 대학을 졸업했지만, 자신이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알지 못한다. 부모와 주변 사람들은 그에게 미래를 기대하고 있지만, 벤자민은 도리어 공허함과 불안을 느낀다. 이는 당시 1960년대 미국 젊은 세대가 느끼던 정체성의 위기와 맞닿아 있다. 그는 사회가 요구하는 성공의 기준과 자신의 욕망 사이에서 갈등하며, 현실에서 도망치듯 로빈슨 부인과의 불륜 관계에 빠진다. 그러나 그 관계는 벤자민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더욱 복잡한 상황으로 몰아넣는다. 이처럼 벤자민의 혼란은 단순히 한 개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사회적 압박과 개인적 욕망이 충돌할 때 나타나는 보편적 청춘의 초상으로 읽힌다.
사랑과 욕망 사이의 갈등
벤자민과 로빈슨 부인의 관계는 영화의 핵심 축이다. 로빈슨 부인은 벤자민의 부모 세대를 대표하는 인물로, 젊음과 욕망을 이용해 벤자민을 끌어들인다. 그러나 상황은 복잡해진다. 벤자민이 로빈슨 부인의 딸 일레인을 만나 진정한 사랑을 느끼게 되면서 갈등은 정점에 이른다. 사랑과 욕망은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 힘으로, 벤자민은 두 세계 사이에서 갈팡질팡한다. 이 갈등은 인간 존재가 가진 본능적 욕망과 진정한 감정 사이의 괴리를 드러낸다. 영화는 벤자민이 결국 욕망 대신 사랑을 선택하는 과정을 통해, 청춘의 성장과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그 선택조차도 불확실성과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다.
상징적 결말과 청춘의 초상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영화사에서 가장 상징적인 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벤자민은 결혼식장에서 일레인을 데리고 도망쳐 버스를 타고 떠난다. 이 장면은 청춘의 반항과 자유를 극적으로 보여주며, 사회적 규범을 거부하고 개인적 선택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상징한다. 그러나 버스에 앉아 서로를 바라보는 두 사람의 얼굴에는 확신보다는 불안과 혼란이 서려 있다. 이는 청춘의 사랑이 해피엔딩으로만 끝나지 않음을 보여주며, 인생의 새로운 국면이 또 다른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이 결말은 청춘의 자유와 방황, 그리고 자아 찾기의 여정이 끝없이 이어진다는 보편적 메시지를 전한다.
결론 - 시대를 초월한 청춘의 이야기
<졸업>은 단순히 한 세대의 사랑 이야기를 넘어, 청춘이 겪는 불안과 갈등을 시대를 초월해 보여주는 작품이다. 마이크 니콜스의 감각적인 연출과 더스틴 호프만의 명연기는 청춘의 초상을 사실적이면서도 상징적으로 담아냈다. 사이먼 앤 가펑클의 음악은 영화의 정서를 완벽히 대변하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이 영화는 "우리는 누구이며, 어디로 가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인생의 전환점에 선 모든 이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결국 <졸업>은 특정 시대를 넘어선 보편적 작품으로, 청춘의 혼란과 자유에 대한 갈망을 아름답게 담아낸 세기의 명작으로 기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