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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다> 소리를 넘어선 사랑의 언어

by rednoodle02 2025. 7. 19.

코다(CODA)는 청각장애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청인 자녀를 의미하는 용어로, 영화는 그런 환경에서 자라난 소녀 루비의 시선을 따라간다. 루비는 가족 중 유일하게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존재로, 어린 시절부터 가족의 통역사 역할을 하며 살아간다. 그러던 중 노래에 재능을 가진 그녀는 음악이라는 자기만의 세계를 발견하게 되고, 가족과 꿈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 이 영화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자아를 찾아가는 한 소녀의 성장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소통과 이해, 그리고 사랑이 무엇인지 이야기한다. 그 누구의 삶도 평범하지 않으며, 진짜 연결은 귀로 듣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는 것임을 깨닫게 한다.

 

영화 코다 관련 사진

소리 없는 세계, 따뜻한 가족의 일상 

루비의 가족은 모두 청각장애인이다. 부모와 오빠는 들을 수 없지만, 서로에 대한 애정과 유머로 가득한 일상을 살아간다. 루비는 그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소리를 들을 수 있기에,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가족의 귀와 입 역할을 해왔다. 시장에서는 흥정을 돕고, 병원에서는 의료진과 가족 사이를 연결하는 통역사로 나선다. 겉으로 보기엔 당차 보이지만, 이 모든 것이 루비에게는 큰 부담이 되어간다. 가족의 책임을 짊어진 채 사는 아이라는 설정은 많은 관객에게 묵직한 공감을 안겨준다. 이 영화는 장애를 특별하게 그리지 않고, 그저 다양한 삶의 형태로 보여주며 관객의 인식을 바꾸게 한다.

내 꿈은 이기적인 걸까 

루비는 노래를 좋아하고, 그 안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발견한다. 음악 선생님의 권유로 음악학교 진학을 준비하면서, 처음으로 스스로의 인생을 선택하고 싶다는 욕망이 생겨난다. 하지만 그녀는 가족의 생계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이며, 어부인 가족이 겪는 사회적 장벽 앞에서 늘 통역사로 살아왔다. 루비는 고민하게 된다. 내 꿈을 따라간다는 것이 가족을 배신하는 일은 아닌가, 내가 없는 삶은 가족에게 너무 가혹하지 않을까. 이 갈등은 단순히 영화 속 이야기만이 아니라, 현실을 살아가는 많은 이들이 겪는 문제이기도 하다. 코다는 그 질문에 대답한다. 진짜 사랑은 상대가 자신만의 삶을 찾도록 응원해주는 일이라고 말한다.

진짜 소통은 귀로 듣는 것이 아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루비가 학교 공연에서 노래를 부르는 순간이다. 카메라는 그녀의 가족이 앉아 있는 관객석으로 이동하고, 그 장면에서 모든 소리가 사라진다. 관객은 비로소 루비의 부모가 느끼는 세상을 경험하게 된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지만, 가족의 눈빛과 표정, 손짓에서 감정이 전달된다. 이 장면은 소리가 없더라도 감동은 존재하며, 진정한 이해는 말보다 더 깊은 감정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코다는 음악 영화이면서 동시에 비언어적 소통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표현한 영화라 할 수 있다. 가족 간의 연결은 듣고 말하는 것을 넘어, 존중하고 바라보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결론 - 사랑은 언제나, 조용히 곁에 있다

코다는 소리라는 감각을 중심에 두고 있지만, 실제로는 소리를 넘어서는 감정과 관계를 이야기한다. 루비의 가족은 들을 수 없지만, 서로를 향한 애정과 존중을 통해 누구보다 풍성한 삶을 살아간다. 루비는 자신의 꿈을 위해 가족을 떠나는 길을 선택하지만, 가족은 그녀의 선택을 받아들이고 응원해준다. 영화는 말한다. 진짜 사랑은 크게 외치는 것이 아니라, 조용히 곁을 지키는 것이라고. 이 영화는 우리에게 말하지 않고도 사랑을 보여주는 법을 가르쳐준다. 소리를 넘어선 연결, 그것이 코다가 전하고자 하는 가장 따뜻한 메시지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