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95 <코다> 소리를 넘어선 사랑의 언어 코다(CODA)는 청각장애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청인 자녀를 의미하는 용어로, 영화는 그런 환경에서 자라난 소녀 루비의 시선을 따라간다. 루비는 가족 중 유일하게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존재로, 어린 시절부터 가족의 통역사 역할을 하며 살아간다. 그러던 중 노래에 재능을 가진 그녀는 음악이라는 자기만의 세계를 발견하게 되고, 가족과 꿈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 이 영화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자아를 찾아가는 한 소녀의 성장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소통과 이해, 그리고 사랑이 무엇인지 이야기한다. 그 누구의 삶도 평범하지 않으며, 진짜 연결은 귀로 듣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는 것임을 깨닫게 한다. 소리 없는 세계, 따뜻한 가족의 일상 루비의 가족은 모두 청각장애인이다. 부모와 오빠는 들을 수 없지.. 2025. 7. 19. <원더> 나답게 사는 것이 가장 큰 용기 선천적인 안면기형을 가진 소년, 어기 풀먼(August Pullman). 그는 태어나서 27번의 수술을 겪었고,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가족과 보내며 살아왔다. 하지만 이제는 용기를 내야 할 때다. 어기는 드디어 일반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새로운 환경, 낯선 친구들, 그리고 예상할 수 없는 시선과 반응 속에서 어기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과 마주한다.‘원더’는 단순히 외모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이 영화는 우리 사회의 ‘시선’과 ‘편견’에 대해 말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자라는 한 아이의 성장을 조명한다. 어기가 겪는 외로움과 상처는 사실 우리 모두의 것이기도 하다. 다만 눈에 보이지 않을 뿐. 외모가 아닌 마음으로 보는 세상어기는 늘 우주 헬멧을 쓰고 다녔다.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고 싶었기 때.. 2025. 7. 19.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사랑과 이별 사이에서 피어난 감정의 성장 2003년 일본에서 개봉한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이누도 잇신 감독이 연출한 감성 멜로 드라마로, 신체적으로 불편함을 안고 살아가는 한 여성과 평범한 청년이 만나 만들어가는 관계의 변화와 그 안에 담긴 사랑의 복잡성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이 영화는 육체적 장애와 사회적 제약 속에서도 자신만의 세계를 견고히 구축하며 살아가던 ‘조제’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그녀의 세계에 발을 들인 쓰네오라는 청년과의 감정적 진폭을 조용하고 진지하게 그려낸다. 단순히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연애라는 틀로 접근하기보다는, 인간 관계의 본질과 감정의 책임, 그리고 성숙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깊이 사유하게 만든다. 사랑은 언제나 순수하지만, 그 지속과 현실은 복잡하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그 간극에서.. 2025. 7. 17. <세일즈맨> 고통 앞에서 무너지는 인간성과 선택의 윤리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의 『세일즈맨(The Salesman, 2016)』은 겉으로는 단순한 사건을 다룬 이란 영화지만, 내면에는 인간의 윤리, 복수, 존엄, 용서와 같은 보편적이면서도 철학적인 질문을 묵직하게 던진다. 고등학교 교사이자 연극배우인 에마드와 그의 아내 라나는 갑작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삶의 균형이 깨지고, 그들은 각자 고통과 혼란을 감내하게 된다. 연극 속 ‘세일즈맨의 죽음’과 현실이 절묘하게 교차되며, 관객은 인물들의 내면과 선택을 조용히 응시하게 된다. 사건 자체보다도 그에 대응하는 각자의 태도와 감정이 핵심이다. 파르하디는 극적인 장면보다 침묵과 시선, 갈등의 여백을 통해 감정의 깊이를 드러내며, 관객에게 이 질문을 던진다. ‘정의란 무엇인가?’ ‘내 감정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이 .. 2025. 7. 17. <블루 재스민> 무너진 허상과 외면된 자아가 빚어낸 몰락의 초상 우디 앨런 감독의 『블루 재스민(Blue Jasmine, 2013)』은 상류층 여성의 몰락이라는 단순한 구조를 통해 인간의 자아 기만과 심리적 붕괴를 탁월하게 묘사한 심리 드라마다. 이 영화는 단순히 ‘부자 여성이 가난해진 이야기’를 넘어서, 정체성과 허상 사이에서 자신을 잃어버린 한 인물의 처절한 내면을 깊이 있게 그려낸다. 주인공 재스민은 뉴욕 맨해튼에서 모든 것을 누렸던 사교계의 중심 인물이지만, 남편의 비리와 파산, 그리고 그로 인한 가족 해체로 인해 순식간에 바닥으로 떨어진다. 그녀는 동생 진저의 소박한 삶조차 인정하지 않으며,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과거의 영광에 집착한다. 재스민이라는 인물은 ‘허상 위에 지어진 삶’의 상징이며, 이 영화는 그녀가 어떻게 무너져 가는지를 통해 우리가 얼마나.. 2025. 7. 16. <이터널스> 신이 아닌 존재들이 선택한 인간성의 방향 2021년 개봉한 마블 영화 『이터널스(Eternals)』는 히어로물의 전형적인 구조에서 벗어나 인간성, 신념, 자유의지 같은 철학적 주제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다. 이 영화는 지구에 수천 년 전부터 존재해온 불사의 존재 ‘이터널스’가 창조주 셀레스티얼의 명령을 따르며 인류를 지켜왔다는 설정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인류 멸망의 위기를 앞두고 그들은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기로에 선다. 영화는 이터널스라는 신적인 존재들이 감정, 갈등, 그리고 도덕적 선택을 겪으며 점점 더 인간적인 존재로 변화하는 과정을 조용히 따라간다. 눈에 띄는 액션이나 영웅적 카리스마보다, 캐릭터 각자의 내면과 신념을 깊이 있게 조명한 점이 기존 MCU 작품들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히어로의 존재 이유와 인간다움의 의미에 대해 스.. 2025. 7. 15. 이전 1 ··· 3 4 5 6 7 8 9 ··· 16 다음